라온에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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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가는 출산예정일이 지나도 나올 생각이 없었다.
정기검진 때도 나오려면 어느 정도 내려와 있었어야 했는데 전에는 잘 보여주지도 않던 얼굴을 마지막달에 보았다.
마지막달에는 산도 가까이 내려가 있어서 얼굴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던데.. 출산예정일에 간 날에 마저 얼굴을 보고 ㅋㅋ 유도분만 날짜를 잡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이 때까지만해도 휴.. 유도분만 아프다던데.. 걱정밖에 없었다.
아니 내가 제왕절개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아가는 임신기간 내내 효자라서 자연분만으로 뿅하고 잘 나올것만 같았단 말이다 ㅠㅠㅠ
담당 원장쌤인 조용훈원장님 당직일에 맞춰서 밤 9시에 병원으로 왔다.. 아니 이때도 .. 여러분 먹고 싶은거 있으면 꼭 끝까지 먹고 오세요.... 어차피 관장한다면서요 ㅋㅋ 저는 관장을 안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쨋든 애가 안나와서 그 담날에도 쫄쫄 굶었는데 병원 오라는 시간이 늦어서 햄버거 못 사먹고 왔는데 ㅠㅠㅠㅠ 그냥 계속 진통 올 때까지 무한정 대기해야하다보니.. 진통도 안오고.. 굶기만 하고.. 안먹고 온 햄버거 생각이 아주 아른아른 .. 다른 후기에도 보니까 병원 가기 직전까지 먹고 싶은거 사먹고 가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리고 제가 완전 겁이 많고 완전 쫄보라서 주사 한방 맞는데도 옴총 아아아아ㅏㅇ아 호들갑떠는 그런 사람인데 원장님께서 애가 크고 촉진제 맞고 있는데도 자궁문도 안열리고 해서 결국 제왕절개 하게 될 것 같다고 하시면서...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아니 머금지 않고 엉엉 울면서 무서워서 ㅠㅠㅠㅠㅠㅠ 그럼 저 재워주세요 ㅠㅠㅠㅠㅠ 으어어어엉 수술 내내 엉엉... 진짜 진상 ...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눙... 넘나 무서운 것 ㅠㅠㅠㅠㅠ 중간에 아가가 나왔을 땐 깼어요.. 그래서 저 왜 깼어요 ㅠㅠㅠㅠ 저 다시 재워주세요 ㅠㅠㅠ 다시 내 배 꼬매는게 넘나 무서워서 느껴질까봐 또 재워달라고 진상... 아 우리 뜌는 초음파로 예측했을 땐 3.9kg 이었는데 나오고 보니 4.37이었다ㅋㅋ
자연분만으로 나오려고 했으면 진통 다 겪고 수술할 뻔하긴 한거 같다...
근데 저 진짜 제왕절개까지 하다보니.. 굶을 시간이 점점 길어졌는데.. 겨우 먹는게 내가 싫어하는 흰죽이라서 완전 또땅.. 끝까지 햄버거가 진짜 먹고 싶더라구요..ㅋㅋㅋㅋㅋ 끝나지 않는 햄버거 ㅋㅋㅋㅋㅋ
근데 수술하느라 금식하다보니 속이 내 속이 아니던데요 ㅋㅋㅋㅋㅋ 그냥 죽을 먹는 데도 속이 음... 애매 이상... 아 햄버거는 절대 먹으면 안되겠다 싶은 속이지만 햄버거는 먹고 싶었다 ㅋㅋㅋㅋㅋ
그 다음 일반식 먹을 때도 속이 완전 나아지진 않더군요 그래도 그다음 끼니 때는 햄버거 먹을 수 있을 거 같긴 했지만 ㅋㅋ 그냥 안먹다보니 병원에서 나오는 식단이 나름 만족스러워서 결국 병실에서 보이는 버거킹을 매일 구경만하다가 조리원으로 넘어갔쥬 ㅋㅋ
산부인과 식단이 맛있는 수준이라면. 조리원 식단은 JMT
조리원 와서 층마다 건물 구경 다니고 적응하다가 방에 들어와서 쉬다보니 마사지실에서 서비스 마사지 받으러 오라구 연락이 왔다 ㅋㅋ 내가 직접 가서 신청해야하는건가 싶었는데 ㅋㅋ 나는 이미 많은 후기들을 보고 남편가 가족들과 합의하에 ㅋㅋㅋㅋㅋ 마사지는 필수로 받고 몸 풀어야 된다더라 하면서 ㅋㅋㅋ 이미 마사지는 풀로 받기로 합의하고 왔다.
나는 조리원 2주간 있기로 했기 때문에 서비스 마사지 2회를 받았다. 서비스는 50분이다. 그리고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풀패키지마사지를 받고 싶었으나 산모들이 많이 있어서 이틀은 쉬고 받게 되었다.
그래서 풀패키지 7회짜리만 신청했다가 남은 받을 수 있는 날을 계산해서 2일 추가 해서 나름 최대로 다 받았다.
마사지 받으면 살 잘 빠진다길래 꼭 받으려고 했던건데 나도 진짜 살이 쭉쭉 빠졌다. 임신 후에 20키로 쪘는데 아가랑 양수 빠지고 나니 10키로가 산부인과에서 5일만에 빠져버렸고 조리원에 와서는 마사지 받으면서 하루에 1키로씩 빠져갔다. 마사지 완전 만족이다. 아 그리고 조리원에 오고 나서 모유수유에 대해서 교육 받고 나니까 시간 맞춰서 모유 먹여 보겠다고 새벽에도 그냥 데리고 있으면서 모유먹였더니 진짜 핵피곤에 쩔었는데 그래서 마사지 받으러 가면 시원하게 온몸 풀어주시는 힐링과 함께 딥슬립해부렸다. 그래서 어디어디 받았는지 자세히 설명해보고 싶지만 ㅋㅋㅋㅋ 기억이 없다.ㅋㅋㅋ 자고 일어나보면 뭉쳐있던 근육들이 다 풀려서 몸이 가벼워져 있었을 뿐 ㅋㅋㅋ 판사님 저는 아무 기억이 없습니다.
마사지 받으면서 하루에 1키로씩 빠지던 일주일이 지나가면서.. 나는 해이해져서 진짜 핵맛이던 조리원 식사를 고삐 풀고 배터지게 먹고야 말았다.... 나 살빠져서 조리원 나가던게 목표였는데.. 마사지빨 믿고.. 엄청 먹고 남편이 사온 과자들도 하루에 한봉지씩 먹고... 근데 !! 그래도 마사지 맨날 받다가보니 ㅋㅋ 평소엔 이정도 먹었으면 점점 쪘을텐데 그동안 마사지 받으면서 빠졌던 키로수에서 그대로 유지가 되었다 진짜 거기서 다시 1도 안쪘다.
조리원 식단은 산모 다이어트에 이롭지 않다. 넘나 마싯는것
결론은 살 빼려면 마사지 받으세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는 언니가 친구들 보면 첫째 낳을 때는 자기 나이 믿고 회복 잘 된다고 마사지 같은거 안받다가 완전 후회하고 둘째 때는 돈 하나도 안 아끼고 꼭 다 챙겨받는다던데 ㅋㅋ 그래서 나보고 완전 잘하고 있다고 했다 ㅋㅋㅋ 나는 후기 말 잘 듣는 편이라 ㅋㅋㅋ 동남아 여행 갈때 말고는 마사지 굳이 관심도 없는 나였지만 출산 후 마사지는 풀로 다 받아부렸지 흐흐
코로나 때문인지 조리원에서 서로 친해질 기회는 하나도 없었다. 밥 먹을 때도 다들 띄엄띄엄 앉아서 먹고 서로 대화도 잘 안하구.. 방에 각자 쏙쏙 들어가시구.. (내가 제일 그랬던건가..?) 그랬는데 마사지 받으러 가면 마사지쌤들과 대화하면서 조리원의 삶에 대해서 정보 얻기도 하구 애 키우는 거나 몸조리하는 팁도 듣고 그랬다. 유일한 정보통이었던거 같다. 나는 남편이랑 2주 내내 조리원에서 같이 살았어서 그나마 엄청 외롭진 않았는데 혼자 지내는 산모들 보면 마사지 받으러 와서 대화하는게 유일한 낙이지 않을까 싶다. 다른 산모들 마사지쌤이랑 대화하는 거 들으면서 저런 정보도 있구나 싶고 육아팁도 주워듣고. 둘째 산모에게 첫째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배우게 되기도 하고 ㅋㅋ(이거도 직접 들은거 아니고 주워들은거)
쨋든 매일 마사지 받으러 가면서 이런 저런 대화하고 주워듣는게 낙이었다. 하루의 중요한 스케줄이기도 하고 ㅋㅋ
출산의 삶은 만족스럽게 지나갔지만 둘째 땐 조리원 2주는 안 있을거 같다. 사실 1주일 있으면 몸도 꽤 풀리는거 같기도 하고 지루하다.. 아니 남편이 더 너무 지루해했다. 조리원에는 남편을 위한 공간이 하나도 없다구.. 뭔가 나가서 앉아 있으면 눈치보이고 방에만 있어야 할거같다고 답답하다구.. 내 남편이 2주 풀로 있어서 그런건가 ㅋㅋ 근데 내가 봐도 산모는 교육들으러 가기도 하고 마사지도 받으러 가고 아가 수유하러도 다니고 엄청 바쁜데 남편은 특별히 할거 없이 산모 서포트밖에 할게 없어서 그런거 같다 그렇다고 혼자 신나게 게임을 할 수도 없어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ㅋㅋㅋ
그래서 둘째 때는 1주일만 조리원에 있기로 합의 봤다. 나도 조리원 2주 있기는 지루해서.. 하지만 마사지 2주 안받으면 살이 안빠질거 같은 두려움은 있지만 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1주일 있으면서 최대한 풀로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해봐야겠다는 계획도 세우게 되었다.
이거 다 쓰고 다시 읽으면서 문맥 좀 보고 고치면서 연결어 어색한거도 다 수정하려고 했으나 다시 읽기 귀찮다. 내용도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육퇴로 넘나 졸려서 어서 자야겠다.
출산 전에 애가 태어나고나면 어떤 삶이 벌어질지 모르겠어서 후기들 진짜 많이 읽었었는데 첫 출산하는 임신부가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너무 두려워마요. 다 할 수 있고 하게 되더라구요. 파이팅'